일상

생수는 언제부터 판매 되었을까?

로열밀크티 2018. 4. 19. 08:36

과거의 추억을 잘 담아서 보관했다가 다시 꺼내서 회상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연히 친구에게 보낸 오래된 편지를 발견하고 3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동일인이 맞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시점을 하나도 기억할 수가 없다. 참 재미있는 내용 중 하나가 왜 물이 없어서 힘들어 했는지도....



지금 생각으로 물이 없으면 편의점에 가서 생수를 사먹으면 되지 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편의점은 1989 5월 6일 세븐일레븐 1호점인 서울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상가내 오픈한 것이 최초라고 한다.


(출처_나무위키 최초의 편의점)


추억의 편지속 시점은 1987년 7월로써 최초의 편의점이 생기기 2년 전이고 생수 또한 공식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것을 알아보니 1988년 올림픽에 외국 선수들의 우리나라의 수돗물 안정성에 의심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생수를 판매를 일시적으로 허용했다가 88년 서울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생수판매를 법률로 폐지 했다 한다.


이후 생수판매업자들의 소송으로 생수 판매 금지조치는 결국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행복 추구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1994년 3월16일 우리나라도 생수 판매를 허용했다. 



이런 사건을 종합해보면 지금은 편의점에서 생수를 사먹는 것 아니 물을 사먹는 것이 일상화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정말 그랬던 시절이 있었구나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제 오랜전 추억의 편지를 보면...


친구 준미에게


저녁 12시가 넘었는데 친구는 집에 귀가 잘 했겠지?

어제는 여기 저기 받아 놓은 물이 많아서 죽겠더니 오늘은 물이 없어서 죽겠고 부엌도 아침에 담궈둔 그릇이 가득한데 저녁 까지 먹고 나니 오죽이나 그릇이 많이 쌓였겠니!!


먹을 물도 없어서 걱정하다가 냉동실 구석 작은 플라스틱통에서 어름이 들어 있는 걸 발견하고 동생과 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기분을 느꼈어. 콜라, 우유등 음료수가 있어도 갈증은 여전하네. 정말 냉수가 최고다! 최고!

너희 집에서 약수물 좀 가져올 껄 하는 후회가 드네.


우리 아빠와 내동생이 이문세 노래를 녹음한다고, 건너 방에서 이야기 하고 있어. 그런데 우리 아빠는 이문세가 누구고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눈치셔. 


내방에서 두부자의 대화를 가만히 엿 듣자니, 이문세가 누구냐고 내 동생 에게 물어보셔. 그런데 말이야 동생이 하는 소리가 “말처럼 생긴 사람 있잖아요”. 라고 그러잖아. 웃긴다. 웃겨. 


준미야 내일도 물이 안나오면 어쩌지?

어휴! 이제 밥하고 설걷이 하는것도 지겨워. 내일은 꼭 엄마가 와야 할 텐데 말이야.

생수는 언제부터 판매 되었을까?


숙제는 몇장 했냐? 오늘 좀 일찍 시작했으면 20장은 했을텐데. 그치?

바쁘게 막 썼어도 좀 외우긴 외운것 같아. 하나도 기억 나는거 없고 팔만 아프면 좀 억울할텐데 말이야. 그래도 나니깐 조금이라도 숙제도 거들어 주는 거지. 안그래!. 친구 좋다는게 이런걸 말하는거지.


내일 학교 어떻게 갈지 막막하다. 내가 너에게 말 안했지?

사실 오늘 아침에 학교 안가고 너희 집에 가려고 생각을 했었어. 아무래도 너가 학교 안올것 같아서 근데 우리아빠가 은정아 아침밥은 걱정 말고 학교 잘 다녀 오라고 대문까지 배웅을 해주시잖아 그래서...


그리고 여름 방학에 소설을 쓸까 생각중인데

작년 겨울방학에 3장 쓰다가 말았는데 그것을 다시 쓰고 싶어 졌어. 스토리를 못 만들겠어. 혼동 되서 말이야.


“아이구! 아이구! 

볼펜약이 다 떨어졌나봐 내가 아끼던 볼펜인데..


오늘부터는 푸른 계절 원재는 The Green Years 을 읽기 시작했는데 360페이지 나 되는데여름 방학이 끝날 때 까지 다 읽을 수 있을까?


이젠 그만 써야겠어. 잘자고 낼 학교에서 보자!


from 은정

1987년 7월28일


아마도 이 추억의 편지는 엄마는 며칠  시골 가셨고 더운 여름날 며칠 동안 설상가상으로 단수가 된 시점에 끓인 보리차까지 동이 났던 상황을 친구에게 넋두리 편지를 쓴 것 같다.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들이 그 당시에는 보편화 되지 않았다는 것에 격세지감을 느끼게 만든다.